홈 > 이수현님소개 > 기사스크랩
   
  故이수현...日人들은 잊지 않았다
  보도지 : 문화    보도날짜 : 2004-01-10
日 지하철 義人 이달 26일 3주기 맞아...


지난 2001년 1월 일본에서 지하철 선로로 떨어진 사람을 구하려다 숨진 고(故) 이수현씨(당시 26세)의 아버지 이성대(65)씨는 올 새해도 부산 금정구 두구동 시립공원 내의 아들 묘소에서 맞았다.

26일이 3주기이지만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나마 이씨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것은 항상 아들의 묘소 앞에 놓여있는 꽃과 각종 추모 물품들이다.
3년이 지났지만 수현씨의 용기있는 행동을 잊지 못하는 일본인들이 추모의 뜻으로 놓고 간 것이다.

새해 첫날에도 꽃다발 한 묶음이 놓여있었다.
이씨는 지금까지 한번도 수현이 묘소에 꽃이 떨어진 적이 없다며 대부분 일본인 관광객이거나 수현이의 묘소를 방문하기 위해 일부러 부산을 찾은 일본인이라고 말했다.
꽃뿐만 아니라 정성을 다해 접은 종이학 천마리를 담은 유리상자를 놓고간 사람, 정성스럽게 다듬은 나무조각을 놓고간 일본인도 있었다.
지난해 말 묘소를 찾은 한 일본인 노인은 폭우속에서 무릎을 꿇은 채 10여분간 묵념을 올려 이씨를 찡하게 만들었다.

수현씨에 대한 추모 편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씨 부부가 3년동안 받은 일본발 편지는 2000여통. 올해 들어서만 벌써 4통의 편지를 받았다.
수현씨의 어머니 신윤찬(55)씨는 "편지를 쓰기 위해 일부러 한글을 배웠다는 사연도 있었다"며 올해 초 도착한 한 연하장은 남편과 나의 건강을 기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고 전했다.

일본인들로부터 받은 조의금 1억여원을 이씨가 기부해 만들어진 LSH(이수현) 아시아장학금 활동 역시 일본인들의 참여로 잘 운영되고 있다.
지난 2002년에는 일본 어학연수를 온 한국, 중국, 동남아시아 지역 학생 93명에게 15만엔(약 150만원)의 장학금을 줬고, 지난해에도 56명에게 장학금을 줬다.

지난해 8월 제주도에서 열린 이수현 추모 한일 등반대회에는 일본에서만 40여명이 자비를 들여 참가했다.
여동생 수진(27)씨는 이전에는 일본인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 같은 것이 있었으나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며 여전히 오빠를 잊지 않고 생각해주는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26일에는 사고지점인 도쿄의 신오쿠보(新大久保)역 부근에서는 이수현 추모 3주기 한일 공동행사가 열린다.

지금까지는 일본인이나 재일동포 위주로 행사가 개최됐지만 홍일식 한국외대 이사장 등 한국측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한일 공동주관 형식으로 치러지게 됐다.

이 행사의 진행을 맡고 있는 노치환 코리아투데이 서울지국장은 고 이수현씨의 행동은 일본인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줬으며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하게 만들었다며 이수현씨의 추모를 통해 한국과 일본, 더 나아가 아시아 전체의 평화를 기린다는 의미에서 이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