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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성 4인조 밴드 체리필터 -열연하던 수현兄 체취 느끼며 …
  보도지 : 부산    보도날짜 : 2002-12-12
'나는 낭·만·고·양·이.
홀로 떠나가버린 깊고 슬픈 나의 바다여~.'

노래처럼 바다를 그리워하던'낭만 고양이' 체리필터가 21일 지방투어의 마지막 기착지로 부산을 찾았다.
체리필터는 76년생 정우진(기타)과 연윤근(베이스), 77년생 손상혁(드럼,랩), 조유진(보컬)으로 구성된 혼성 4인조 밴드.
시끌벅적한 모던 록 밴드들과는 차별화를 이루며 인기를 얻고 있는 그룹이다.
대표곡 '낭만 고양이'는 각종 가요차트에서 상위에 올라있고,노래방이나 휴대폰 벨소리에서 인기 레퍼토리가 됐다.
불과 2개월만에 앨범 20만장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섭외 요청에 시달릴 정도.

서울 마포의 한 스튜디오에서 '부산 출정'을 준비 중인 이들을 만났다.
'벼락스타'가 된 소감을 묻자, 이들은 '어영부영 놀다 갑자기 바빠져 정신이 없다'고 말한다.
멤버들 사이에 '손스타'라 불리는 손상혁은 '가끔 식당에서 '낭만 고양이' 벨소리를 들을 때 인기를 실감한다'며 웃는다.
실상 체리필터는 지난 97년 신촌의 홍익대 앞에서 결성,언더그라운드 쪽에선 알아주는 밴드였다.
한달도 채 되지 않아 옴니버스 앨범 '해적방송'을 발매했지만 돌아오는 돈은 거의 없었다.
그러고도 거의 매일 모이며 신촌 밤무대를 전전했다. 젊기에 가능했던 일들.

그러다가 99년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OST에서 트로트 '해뜰 날'을 멋지게 록으로 바꿔 부르면서 인기를 모았다. 일본에서 솔로로 활동하기도 한 보컬 유진은 '정규 앨범에 대한 반응은 시원찮았는데 이곡으로 비로소 여기저기서 출연제의가 들어왔다'고 돌이킨다.

데뷔 후 부산공연은 처음.
'또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우진이 손을 든다.
'저와 상혁이가 일본 지하철에서 취객을 구하려다 숨진 이수현 형의 대학동아리 후배예요.'
고려대 음악동아리 '무단외박'에서 한솥밥을 먹은 식구라는 것.

'부산은 형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죠. 저와 수현 형은 같은 과인데다 기타파트의 선후배로 함께 공연도 했죠. 아직도 무대에서 열연하는 형의 모습이 생생한데….' 리더 우진은 말을 잇지 못한다.

실제 '낭만 고양이'가 실린 2집에는 이수현을 추모한 곡이 실려있다.
수현의 별명에서 빌려온 '갈매기 조나단'이 그것.
'모두 그를 두고 영웅이라 해. 메마른 세상의 신화처럼. 하지만 나는 왜 화가 날까?' 우진이 한 대목을 흥얼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