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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죽음' 故이수현씨 26일 1주기
  보도지 : 동아    보도날짜 : 2002-01-24
“친구(親舊). 오래두고 가깝게 사귄 벗이라고 했나. 과연 내가 너를 친구라 부를 자격이 있을까. 하지만 감히 친구라 부르고 싶구나.”

지난해 1월 26일 일본 도쿄(東京)의 신오쿠보(新大久保) 지하철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숨진 이수현(李秀賢·당시 고려대 무역학과 4년 휴학 중)씨.
그의 대학 때 같은 과 단짝이었던 성현태(成鉉泰·28·회사원)씨가 24일 먼저 간 친구를 그리는 애틋한 사연의 편지를 동아일보사로 보내 왔다.

“너를 보낸 지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구나. 네 웃고 있는 얼굴에 실컷 욕하고 돌아선 지가 엊그제 같은데. 요즘처럼 많이 힘들 때 네가 옆에 있다면 정말 큰 힘이 될텐데….”

성씨의 편지에는 친구가 살아있을 때 잘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절절이 배어 있다.
“네 녀석 몫까지 살아주마. 네가 어머님 아버님께 지은 죄, 우리가 대신 갚아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게.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널 만났을 때 부끄럽지 않게 하마.”

이씨의 ‘의로운 죽음’이 26일로 1주기를 맞는다.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그에 대한 추모 열기는 한국과 일본에서 식지 않고 있다.
매달 25일이면 국화꽃 한다발을 보내오는 이씨의 일본인 은사 사노 스미코(佐野澄子·38), 부산의 묘지와 생가를 직접 방문한 200여명의 일본인, 3000여통의 편지를 보내온 국내외의 고마운 분들….

이씨에 대한 추모열기는 사이버공간에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를 추모하는 사이트는 이씨가 98년 직접 만든 자신의 홈페이지를 비롯해 국내와 일본에서 6개 정도가 운영되고 있다. 이들 사이트에는 최근 ‘잊혀지지 않도록 하자’는 내용의 글들이 게시판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씨의 홈페이지에는 지난 1년간 무려 2만2500여건의 글이 올랐다. 24일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이수현씨를 생각하며 항상 바르게 살겠다고 다짐한다”며 “어디서든 밝은 모습을 간직해 달라”고 애도했다.

1주기를 맞아 이씨를 추모하는 각종 행사도 한국과 일본에서 다채롭게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