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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돌아서 후회하지 마”…‘의인’ 이수현 이어갈 1059명의 장학생들
  보도지 : 채널A    보도날짜 : 2022-01-26
   220126채널a.jpg (94.1K), Down : 0, 2022-02-03 00:10:25

지금은 한류 상징으로 자리 잡은 신오쿠보역.
오늘도 이 역은 매일 같이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21년 전 오늘을 기억하기 위해 일부러 이곳을 찾은 이들도 있습니다.
지난 2001년 1월 26일 오후 7시 16분쯤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고 이수현 씨의 기일을 추모하기 위해서입니다.

당시 26살인 이 씨는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가던 길에 선로 아래 떨어진 일본인 취객을 발견하고 그를 구하기 위해 몸을 던졌다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21년이 흐른 지금 채널A 취재진이 이 씨가 다녔던 어학교를 찾았습니다.
이곳에서 당시 이 씨와 비슷한 나이에 일본으로 유학을 와 취업 준비 중인 28살 김종우 씨를 만났습니다.
김 씨는 지난해 11월, 이 씨의 뜻을 기린 LSH 장학회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호명 됐던 1059번째 장학생입니다.

LSH 장학회는 2001년부터 작년 11월까지 김 씨를 포함해 중국, 스리랑카, 미얀마 등 61명 학생에게 장학금 수여했고 총 1059명을 지원했습니다.
김 씨는 당시 사고는 자신이 초등학생 때 발생했지만 일본에서 아주 용감한 한국인이었던 이 씨를 기억하며, "같은 상황에 처한다고 해도 과연 몸이 먼저 움직였을까"라며 반문했습니다.
그래도 김 씨는 "그가 개인 홈페이지에 남긴 마지막 말처럼 뒤돌아서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겠다"고 밝혔습니다.

장학금으로 받은 10만 엔으로 취업을 위한 정장을 샀다는 김 씨는 코로나 상황에서 쉽지 않지만 일본 취업을 결심했고 이력서의 맨 마지막 칸에는 "한일 관계를 잇는 다리, 쓸모 있는 인재가 되고 싶다"고 적는다고 했습니다.

김 씨는 오늘 낮 2시부터 신오쿠보역 주변에서 열린 고 이수현 씨의 '신오쿠보역 전락사고 추도문화제'에도 자원봉사자로도 참석했습니다.

매년 기일 때마다 도쿄 신오쿠보역을 찾던 어머니 신윤찬 씨는 코로나로 2년째 일본에 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머니 신 씨는 채널A와의 통화에서 "장학금 수여식 때 손잡았던 아들들이 기억난다"면서 "코로나 상황과 공부로 힘들겠지만 좌절하지 않고 자기 꿈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고 "꾸준히 후원해주는 일본 시민들에게도 감사한다"고 전했습니다.

또 이수현 씨의 이야기를 담아 '1월의 햇살'이란 책을 펴낸 친구 장현정 씨는 채널A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수현이의 이야기를 전해줬던 일본인들이 특별한 해에만 기억할 게 아니라 매년 '이수현의 정신'을 기억하자고 말한 게 가장 기억 남는다"면서 "그의 행동이 한줄기 햇살처럼 우리 마음을 녹이고 싹 트게 한 것처럼 코로나, 한일 관계 악화 등 어려운 상황도 이겨내는 정신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도 전했습니다.

올해 신오쿠보역에서 열린 헌화식에는 강창일 일본 주재 한국대사와 아라이 토키요시 아카몬카이 일본어학교 이사장 등이 참석했고 이후 사고 현장을 둘러본 뒤 이 씨의 넋을 기렸습니다.
헌화에 참여한 오다가와 코 와세다대학 한일미래구축포럼 성신교류 대표는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인 상황에서 더욱 '이수현의 정신'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