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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이수현 모친 “아들이 바랐던 한일 가교역할, 죽는 날까지 다할 것”
  보도지 : 동아    보도날짜 : 2021-01-20
2001년 1월 26일 일본 도쿄 신오쿠보역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사망한 유학생 이수현 씨(당시 27세)의 어머니 신윤찬 씨(71·사진)가 20일 아들의 사망 20주기를 맞아 양국 언론과 화상 인터뷰를 갖고 “아들이 못 한 일을 내가 물려받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이 다하는 날까지 교류 현장에 참석해 한일 간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신 씨는 이날 “아들은 떠났지만 장학회를 통해 아들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며 “장학금 수여자가 모두 내 아들딸 같다”고 했다. 이 씨의 이름을 딴 ‘LSH 아시아장학회’는 2002년 설립됐다. 그는 “지난해까지 장학금을 받은 유학생이 998명이고 올해 1000명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매년 10월 열리는 장학금 전달식에 줄곧 참석했던 신 씨는 “장학금 수여자의 꿈이 다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 뿐”이라고 했다. 장학회 초기에는 한국 학생만 돈을 받았지만 이후 아시아 학생 전체로 대상을 확대했다.신 씨는 “지난 20년간 아들의 헌신을 추모하는 일본인이 보낸 편지만 2300통”이라며 아들을 잃은 슬픔에도 이런 분들 덕에 슬픔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고 했다.

신 씨는 매년 1월 신오쿠보역에서 열린 추도식에 남편 고(故) 이성대(2019년 3월 별세)씨와 함께 참석했다. 남편이 떠난 후 지난해에는 혼자 방문했고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자신 또한 참석이 어렵다고 했다. 신 씨는 “매년 일본에 가느라 정작 기일에는 한 번도 못 간 아들의 부산 묘지에 갈 예정”이라고 했다.
일본에서는 아직도 이 씨의 추모 열기가 뜨겁다. 2017년 2월 개봉한 이 씨의 다큐멘터리 영화 ‘가케하시(징검다리)’는 2편까지 개봉했고 3편이 제작 중이다. 상영회 때도 매번 참석한 신 씨는 “따뜻하게 맞아 주는 일본인을 볼 때면 한일 양국이 정말 가깝다는 것을 느낀다. 양국 정치인이 한 발씩 양보해 국민이 살기 편하게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이 씨가 살아 있었다면 올해 47세. 신 씨는 “늘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겠다고 했다. 하늘에 있는 아들에게 ‘엄마 잘하고 있지?’라고 말하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