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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인 이수현 길 만들자” 한일 대학생 서명운동 돌입
  보도지 : 한국    보도날짜 : 2017-09-22
23일 부산대역, 부산대 일대서 서명운동

내주 금정구청 찾아 서명 결과서 전달

“의인(義人) 이수현씨의 이름을 따 그의 모교 인근 도로에 붙여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한ㆍ일 대학생 31명으로 구성된 ‘아름다운 청년 이수현모임(아이모)’가 2001년 일본 도쿄(東京) 신오쿠보(新大久保)역에서 취객을 구하려다 숨진 이수현(당시 26세)씨의 이름을 딴 명예 도로명을 만들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아이모는 부산에 있는 일본인 유학생 15명과 한일문화교류에 관심이 많은 국내 대학생 16명으로 구성됐다.

이씨의 삶과 발자취를 조사하고 그의 용기 있는 행동을 널리 알리고자 2010년 사단법인 부산한일문화교류협회가 만든 모임이다. 이번 명예 도로명 만들기에 대한 제안은 오세웅 부산한일문화교류협회 차장의 아이디어였다.

오 차장은 “2001년 일이라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이수현씨가 서서히 사라지는 게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씨의 모교인 내성고 앞, 금정구 서동로 31번길(약 500m)에 이씨의 이름을 딴 길을 만들자고 제안할 예정이다.

아이모 회원 31명은 23일 오후 1시 30분부터 3시간 가량 지하철 부산대역에서 부산대 정문까지 오프라인 서명운동을 진행한다. 온라인 서명운동도 고민 중이다. 이들은 이렇게 받은 서명을 26일 금정구청에 전달할 계획이다.

고 이수현씨가 다녔던 부산 동래구 낙민초등학교에 세워진 이씨의 흉상. 부산한일문화교류협회 제공

일본인 유학생들의 참여도 활발하다. 그런데 이들은 주로 1997년생으로, 2001년 사고 당시 3~4살에 불과했다.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마음의 빚이라고 할까요?”라고 운을 뗀 오 차장은 “일본 교과서에는 이씨를 의로운 죽음으로 기록하고 가르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씨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큰 것 같고, 이번 활동에 참여하는 것 자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일본인 유학생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번 활동에 참여한 박청운(29ㆍ동아대 3)씨는 “개인적으로는 내성고 선배인데 학창시절 때부터 선생님들에게 이수현 선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국경을 넘어 희생한 용기를 기억하고 또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오 차장은 “젊은 세대에 이씨의 의로운 희생정신과 인간애를 알려왔고 앞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아직은 먼 미래의 일이지만 고인의 뜻을 기리는 이수현 기념관도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74년 울산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초ㆍ중ㆍ고교를 마치고 고려대에 다니던 이수현씨는 일본 어학연수 중이던 2001년 1월 26일 도쿄 신오쿠보 전철역에서 현지인 카메라맨 세키네 시로씨와 함께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 취객을 구하려다 3명 모두 숨졌다.
당시 이씨의 희생에 감동한 일본인들의 추모 열기가 이어졌고, 한일합작 영화로도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