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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인의 어머니'는 10여년째 '사랑의 밥'을 푼다
  보도지 : 연합    보도날짜 : 2017-03-21
   연합0321'.jpg (129.1K), Down : 0, 2018-01-27 00:44:23

이수현 어머니 신윤찬씨, 아들 추모비 있는 부산 공원서 급식봉사 매진


"아들의 기념비를 보러 가면 가슴이 아팠지만, 그 근처에서 맛있게 식사하시며 밝게 웃는 분들을 보면 행복했죠."

2001년 일본 전철역에서 일본인을 구하려다 숨진 '의인' 이수현 씨의 어머니 신윤찬(67) 씨가 부산에서 10년 넘게 무료급식 봉사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21일 부산 동래구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만난 신씨는 "부산 어린이대공원 내에 세워진 수현이의 추모비에 매일 찾아가다가 어르신들이 식사하시는 모습을 보고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어린이대공원 입구의 무료급식소 '나눔의 터'가 각종 조리기구 등을 제대로 갖췄지만, 10여년 전에는 국수나 라면이 주요 메뉴였다.

신씨는 당시 일주일에 한 번씩 어린이대공원으로 향해 권경업 이사장이 이끄는 봉사단체인 '아름다운사람들'과 함께 일했다.

하루 전날 장을 본 뒤 재료를 다듬어 무료급식소에 가져갈 130여명 분의 밥과 반찬을 만들었다.

어르신들에게 정성이 가득한 집밥을 대접하려고 국, 밥, 반찬 2∼3가지를 기본으로 정하고 메뉴도 자주 바꿨다.

아들이 먼저 떠나버린 탓에 더는 밥 한 끼조차 차려줄 수 없었던 어머니의 마음이 담긴 밥상은 배고픔과 정에 굶주린 어르신들에게 큰 위안이 됐다.

이런 활동이 입소문을 타면서 주변에서 서로 일손을 보태겠다는 가정주부들이 나섰다.

신씨는 이들이 봉사활동을 주도할 수 있도록 자신의 참여 횟수를 일주일에 한번에서 한달에 한번으로 바꿨다.

불교 신도인 신씨는 부처가 중생을 제도하는 일을 돕는다는 보현보살의 이름을 따 '보현회'라는 봉사단체도 만들었다.

요즘에는 불교 공부는 물론 컴퓨터와 일본어도 배우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신씨는 "아들이 보고 싶어 울먹이던 곳에서 봉사활동을 한 지도 어느덧 10년이 훌쩍 흘렀다"며 "이제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라 체력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건강만 허락한다면 앞으로도 계속 현장에 나갈 것"이라고 밝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