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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희생자 아픔 함께 나누고 싶다"
  보도지 : 부산    보도날짜 : 2011-03-19
   20110319일본대지진조문.jpg (17.2K), Down : 1, 2015-01-25 10:42:24

일본 대지진이 앗아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실의와 공포로 고통을 받고 있는 일본인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려는 조문 행렬이 부산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 대지진 희생자 조문소가 설치된 부산 동구 초량동 재부산일본총영사관에는 18일 각급 기관장과 정·재계 인사, 시민 등 모두 100여명이 찾아와 애도의 뜻을 전했다.


부산총영사관 조문소 시민 애도 물결 이어져

고 이수현 씨 부친, 동병상련 마음 성금 전달


지난 2001년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희생된 의인 고(故) 이수현씨의 아버지 이성대(71) 씨는 "아픔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용기와 희망을 갖고 헤쳐나가시길 기원합니다"라는 글을 조문록에 남겼다.

이씨는 지진 복구와 구호활동, 피해자 지원에 사용해 달라며 성금 1천만원을 영사관 측에 전달했다.

2차대전 말기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으로 방사능 피폭 피해를 입은 한국원폭피해자협회 부산지부 회원 17명도 이날 조문소를 찾았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로 방사성 물질 누출 사태가 확산되는 등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방사능 공포'가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들의 마음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강휘우(72) 부산지부장은 "일본 원전 사고가 확산되는 장면을 보면서 한국의 원폭피해자와 그 가족이 그동안 겪어왔던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 되살아났다"며 "제2의 히로시마, 나가사키가 되지 않도록 하루 빨리 사고를 수습해 우리 같은 피해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부산지역 회원 670여명을 대상으로 성금 모금운동을 진행중인데, 요양시설이나 병원에서 투병 중인 회원들도 한마음으로 모금에 동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의 조문 발길도 이어졌다. 제단이나 조화도 없이 책상 위 2권의 조의록이 전부인 단촐한 임시 조문소지만, 아픔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마음만은 한결 같았다.

이민희(24·여)씨는 "이달 말에 도쿄로 유학을 떠날 예정이었지만, 현지 사정이 생각보다 훨씬 처참하다는 소식에 유학 계획을 6월로 연기했다"며 "과거사와 독도 분쟁 등으로 일본은 한국과의 앙금이 여전하지만, 지금 이순간 만은 껄끄러운 기억은 잠시 접어두고 일본인들이 하루 빨리 아픔을 이겨내고 다시 일어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총영사관 조문은 오는 23일까지 계속되며 조문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조문객을 받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