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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이수현씨 영결식 東京서...1000여명 빈소 찾아
  보도지 : 조선    보도날짜 : 2001-01-29
   a.jpg (15.3K), Down : 23, 2008-01-22 13:28:38

일본 도쿄의 전철역에서 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숨진 이수현(26·고려대 무역학과 4년 휴학)씨는 29일 한·일 양국민들에게 숭고한 희생정신을 남겨준 채 한 줌의 재로 돌아갔다.

이씨가 공부하던 도쿄 「아카몬카이」 일본어 학교에서 열린 영결식에는 1000여명의 조문객이 몰려들었으며, 모리 요시로 총리와 고노 요헤이 외무장관 등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들 발길도 이어졌다. 일부러 영결식장 앞 길가에 나온 200여명의 도쿄 시민들도 그의 마지막 길을 지켜봤다.

친구 대표로 추도사를 읽은 홍일기씨는 『네가 없어진 것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며 교사들과 함께 오열했다. 담임교사 호소이 가즈요씨는 『항상 앞자리에 앉아 적극적으로 수업받던 모습이 그립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영결식에 앞서 가가와 히데토시 도쿄 신주쿠 경찰서장은 빈소를 방문해 경시총감 감사장과 메달을, 오기 지카케 국토·교통장관과 「사단법인 일본 선행회」는 감사장을 이씨 부모에게 전했다.

이날 아침 갑자기 조문을 결정한 모리 총리는 이씨 부모의 손을 잡고 『그의 죽음이 일본 젊은이들에게 모범이 되도록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김대중 대통령도 『고인의 의로운 삶은 한·일 우호관계 발전과 함께 길이 남을 것』이란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이씨 부모는 사고가 난 신오쿠보역을 사고 시각인 오후 7시에 맞춰 방문, 현장을 둘러보며 헌화한 뒤 또 한 번 눈물을 흘렸다. 일본 철도 관계자들은 사고 경위를 설명하고 조의를 표했다.

가토 고이치, 다나카 마키코 의원 등과 함께 조문한 마치무라 노부타카 문부상은 『일본인이 잃어버린 정신을 그가 보여줬다』고 치하했다. 동북아 문제 세미나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인 최병렬·박원홍 의원, 일본에서 공부 중인 박찬종 전 의원도 영결식장을 찾았다.

아카몬카이 일본어 학교는 이날 “공부를 마치면 한국이나 일본의 무역회사에 입사하겠다”는 ‘유학 동기서’와 “뛰고 헤엄치고 땀을 흘려 체력의 한계를 느끼고 싶다”는 ‘나의 취미’란 이씨 육필원고 2점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씨 모교인 고려대에도 분향소가 설치돼 동료 학생과 일본인 유학생들을 맞았다. 고려대는 총장 주재 긴급회의를 열어 이씨에게 명예졸업장을 주기로 결정했으며, 추모비를 세우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고려대 71학번 친목모임인 막걸리회(회장 이강식·오에스비 코리아 부사장)는 이씨를 기리는 성금 100만원을 조선일보사에 전달했다.

네티즌들의 추모열기는 더욱 가열돼 나우누리에 마련된 이씨 홈페이지의 방명록 조회건수가 이날 15만회를 돌파했다(blue.nownuri.net/~gibson71). 나우누리는 이 홈페이지 용량을 무제한으로 늘리고 영구보존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