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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이수현씨 어머니 신윤찬씨 6년째 급식 봉사
  보도지 : 부산    보도날짜 : 2007-01-23
   a.jpg (58.3K), Down : 11, 2008-01-22 15:34:53

"수현이가 받은 큰 사랑 국자 가득 되갚습니다"
26일 6주기 추모일 맞아 일본 추모영화 시사회 참석
외손자 보면 아들 생각


"수현이가 받은 사랑을 주위에 나누고 싶었습니다."

22일 오전 11시30분께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 어린이대공원 내 무료급식소. 10여평 규모의 급식소에는 70대 이상 어르신 50여명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바깥에서 기다리는 어르신도 70여명에 달해 1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은 분주한 모습이었다.

고 이수현씨의 어머니인 신윤찬(58)씨도 이들 자원봉사자 가운데 한 사람. 이수현씨는 6년 전인 지난 2001년 1월26일 일본 도쿄 신오쿠보역에서 철로에 떨어진 일본인 취객을 구하고 전동차에 치여 숨져 한국인과 일본인의 가슴을 뜨겁게 했던 청년이다.

이수현씨의 어머니 신씨가 이 곳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한 지도 어느덧 6년. 아들의 추모비가 건립돼 있는 어린이대공원을 매일 방문하다가 그 해 3월께 우연히 어르신들이 한 곳에 모여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무료급식 봉사에 동참하게 된 것이다.

"의로운 죽음으로 아들이 한국인과 일본인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다른 이들에게 베풀고 싶었다"는 신씨는 아들을 잃어버린 슬픔을 바쁜 생활 속에서 잊고 싶기도 했다.

1주일에 한 번 무료급식소 자원봉사를 위해 신씨는 하루가 멀다하고 아침 일찍 시장에 들러 음식 재료를 직접 사고 밤을 꼬박 새워 반찬을 만들었으며 설거지 등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신씨의 이런 정성이 통한 것일까,어르신들의 발길도 꾸준히 이어졌다. 특히 신씨가 이수현씨의 어머니란 사실을 전해들은 어르신들은 그녀에게 위로의 말도 잊지 않았다.

신씨는 "주위 분들의 도움을 너무 많이 받아 오던 중에 나의 조그만 힘으로도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꼈다"면서 "힘이 닿는 대로 자원봉사 활동을 계속하고 싶고 기회가 된다면 소년소녀가장 돕기 등에도 나서고 싶다"고 말했다.

이수현씨가 세상을 떠난 지도 6년. 당시 20대이던 수현씨의 여동생 수진(30)씨도 결혼을 해 두살배기 아들을 두고 있다. 그러나 신씨는 처음에 외손자의 얼굴을 볼 때마다 수현씨가 떠올라 마음이 아팠다. 살아있었다면 지금쯤 30대 중반으로 결혼을 할 나이.

신씨는 "수현이를 강하게 키우기 위해 칭찬에 인색했던 것이 지금도 마음에 걸린다"며 "조금만 더 따뜻하게 대해줬으면 좋았을 걸…"이라며 말 끝을 흐렸다. 이어 신씨는 "지금쯤이면 눈물이 마를 때도 됐건만 아직도 수현이를 생각하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신씨는 이내 밝은 표정으로 돌아왔다. 26일 수현씨 6주기를 맞아 신씨는 남편 성대(68)씨와 25일 일본으로 떠난다. 추모식과 함께 수현씨의 삶을 다룬 일본 영화 시사회에 참석할 계획이다.

"아들은 저멀리 떠났지만 제 마음 속에는 영원히 살아 있을 겁니다. 여생은 주위의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살아 갈겁니다"라는 신씨의 말에서 상심의 세월을 이겨낸 어머니의 강한 모습이 엿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