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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선배를 기리며
  글쓴이 : 관리자    
다시 선배를 기리며

- 이준협 (내성고등학교 3학년)


선배님
올해도 어김없이 동백꽃이 피었습니다


겨우내 찬바람 맞으며
잎새 오히려 푸르靑靑하더니
뜨겁게 뜨겁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그 보다는 선배님
지난 해 한겨울 어둠 깔린 이국 땅에서
화산처럼 분출했던 선배님의
젊음과 용기
이 세상 어느 꽃이 이보다 아름답겠습니까


누가 함부로 순수한 義氣를 말하며
무엇으로 숭고한 희생에 보답할까요
자식을 가슴에 묻은 어버이는 즐거움이 없다더군요


한 동안 선배님을 기리는 일이
지진과 해일이 되어 만인의 심금에 벅차오르고
동해의 두꺼운 얼음장도 녹이는 것 같더니
이제는 다만 차가운 碑銘에 남은
몇 줄 글귀마저 망각의 시간 속에 흘러가
행여 모른 체 할까 염려스럽군요


아닙니다 아닙니다
올해부터 어린 중학생들이 교실에서 선배님을 배우고
내성고 우리들이 선배님의
참된 인간 사랑을 이어갈 것입니다


진실로 아름다운 선배님
살아서 형형하던 눈동자 별빛으로 높이 떠있고
그날 흘린 피 방울방울 동백꽃으로 다시 피었으니
오래 오래, 아니 영원한 청년으로 남아
어둠을 밝히는 횃불이 되소서 스러지지 않는 불꽃이 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