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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현의 일기
  글쓴이 : 관리자    
수현은 오늘도 일기를 쓴다
파란 하늘만큼이나 푸르른 청춘의 일기를 쓴다
고되고 힘든 날이었지만 돌아보면 보람 있었다고 쓴다
그는 언제나 세상은 하얀 백지와 같다고 쓴다

모두가 수현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말할 때
모두가 수현에게 빚을 졌다고 고개 숙일 때
모두가 수현을 잊지 않겠다고 눈물 흘릴 때
모두가 수현을 그리워할 때

오늘도 수현은 일기를 쓴다
하얀 백지 위에 그림을 그리듯 삶을 아름답게 그려보라며,
바람결은 매일 다른 사연으로 잎새를 비비듯
인생도 그런 거라며 환한 웃음으로 일기를 쓴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수현을 기억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 둘 사라져 가도
따사로운 햇살 속에 한줄기 빛으로 남아
더 나은 세상이 반듯이 올 거라며 오늘도 일기를 쓴다

우리는 수현의 일기장 속에서 또 하루를 산다

- 고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