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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가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글쓴이 : 관리자    
삼가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잘 못 씁니다만 직접 제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으니까
한글으로 쓰겠습니다.

갑작스런 별세로 얼마나 애통하십니까?
저는 이수현씨 사고를 알고 눈물이 멎지 않았습니다.
충격을 받고 감동도 받았습니다.

저는 한 3년정도 서울에서 살았습니다.
그 동안 이수현씨가 일본을 사랑해주셨던 것처럼 한국에 대해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살았습니다.
한국분들은 다정하게 해주셨기 때문에 저는 한국분들 위해 살고싶다.. 한국과 일본을 맺은 사람이 되고싶다.. 라는 소망이 있었습니다.
서서히 과거의 한일관계를 알게 되면서 저는 희생적으로 살아도 상관없다라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이수현씨만큼 굳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만약 제가 그 자리에 있었으면 어떻게 했을까....
위험을 돌아보지 않고 선로에 뛰어내릴 수 있을까...
도저히 못하겠습니다.
이수현씨 행동과 비하면 제 부족함이 부끄러워요.

저는 사고 전날 신오꾸보역 근처에 있는 회사에 시험보러 갔습니다.
구직 활동중였던 것입니다.
일본은 취직난 때문에 저는 몇 개나 면접시험을 보고 있었지만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중에서 사고소식을 알게 됐습니다.
장소는 잘 알고 있는 역이었고 돌아가신 분이 아직 젊은 한국사람이었다라는 것 때문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는 어제 회사에서 내정 통지를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너무 어려웠는데...
저는 이제부터 저 역을 매일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억지로 붙이는 것일지 모르겠지만, 이수현씨의 덕분으로 제 뭔가가 깨어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식구분들께서는 힘드시겠지만 부디 기운내시길 바랍니다.
추운 계절... 건강에 더욱 유의하십시오

안녕히 계십시오


2001.2
-가노 에리꼬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