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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이글을 시작해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글쓴이 : 관리자    
어떻게 이글을 시작해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어떤 형식적인 말로도 두분 부모님의 심정을 헤아릴 수 없기에 조심스럽기 그지없었습니다.

저는 요코하마에서 일본어학교를 다니고 있는 박정태라고 합니다.
대학졸업후 5년간의 직장생활을 접고 나름대로의 꿈을 쫒아 늦은 나이에 새로운 출발을 도모하는 저를 걱정스런 눈으로 바라보시던 부모님을 뒤로한 채 여기 일본에 왔습니다.

저는 수현군처럼 나 아닌 다른 누군가를 위해 그 무엇을 한다는 것을 상상해보지 못했습니다.

다만 저의 인생을 위해, 저의 꿈을 소중히 생각했기에 저 나이 또래의 다른 친구들처럼 단란한 가정, 편안한 생활을 가지는 것을 마다하고 여기 일본에서 스스로의 길을 가고자 했을 뿐입니다.

사고 소식을 전하는 뉴스를 보고, 또 보았습니다.
그렇게 며칠간 tv에 나오는 수현군의 모습에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눈물도 채 맺히지 못하고 안타까움만이 가슴에 쌓여갔습니다.

'저사람도 나처럼 꿈이 있었을텐데... 저사람도 나처럼 인생의 꿈을 위해 여기까지 왔을텐데... 정말로 자신의 인생을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이었을텐데......'

수현군을 보면서 한가지 다짐한 게 있습니다.
' 수현씨 당신 인생 몫만큼 더 열심히 살게. 당신이 남기고 간 인생만큼 열심히.....'
제가 부족한 것이 많아서 수현군처럼 훌륭한 인생을 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나중에 아주 나중에 누군가가 저에게 '어떤 인생을 사셨습니까' 라고 물으면 저는 이렇게 대답할 겁니다.
' 내가 젊을 때 훌륭한 젊은이를 만난 적이 있다고... 그의 인생을 생각하며 그렇게 살아왔다고....."

두분 부모님, 수현군처럼 훌륭한 아드님을 낳아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부디 몸 건강하십시오.

부처님의 인자하심이 항상 수현군과 함께하기를


2001.2.15
- 요코하마에서 박정태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