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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년후의 후배가 선배에게
  글쓴이 : 김동하     날짜 : 15-08-28 20:09     조회 : 2121    
이곳 추모글에 글을 남기시는분들을 보면 어떤일에 종사하시거나 혹은 이수현씨와 직접적인 관계가 계신분들뿐이라 감히 저같은게 글을 올려도 되는지 솔직히 넷상이지만 긴장도되고 걱정도됩니다만.. 그래도 말하지않고서 마음속에 묵혀두는것보다는
말하는것이 좋을것같아 글을 올려봅니다.


저는 현재 2015년 7월학기를 기준으로 고 이수현씨가 재학중이셨던 아카몽카이어학교에서 일본어를 공부하고있는 김동하 라고합니다.
일본에서 음악 전문대학에 들어가고싶어서 일본에 오게되었습니다.
일단 미리 사죄의 말씀올립니다.

죄송합니다.

저는 사실 이곳에 올준비를 하기전까지 이수현씨에 관한것을 전부 모르고있었습니다. 사고가 일어났던 2001년 당시 제나이는 8살.
부모님도 해외에 관련된 일들은 관심을 가지고계시지 않았기에 일말의 내용도 모르고 살아가고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한창 대학진학을 준비하던 19살에
일본으로 넘어갈것을 생각하며 준비하기 시작했고 조금 늦은나이인 22살
올해의 3월 대학에 넘어가기전 어학교에서 공부를하는것이 좋을것같아
이곳저곳을 찾던중 아카몽카이학교를 찾게되었습니다.
꽤 한국에서는 이름이 알려진 학교로 나와있길래 좀더 정보를 찾아보자해서
알아보던 중, 일본의 친구를 통해서 이수현씨에 대한 얘기를 듣게되었습니다.

이수현씨가 아카몽카이 어학교에 재학했었으며 그리고 가족이 아닌 타인에게
그것도 일본인을 위해 목숨을 잃었지만 일본인으로서 이수현씨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있다고 그 친구는 말했습니다.

그얘기를 듣고 저는 되게 놀라웠고 한편으로는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그래서 좀더 이수현씨가 어떤사람인가 그리고 정확히 2001년 신오오쿠보역에서 어떤 사건이 있었던건가 자세히 알고싶어서 2015년 4월부터 지금까지 이수현씨의 흔적을 일본에서 천천히 찾아가보고있습니다.

찾아가면 찾아갈수록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이수현씨는 정말로 상냥하고 좋은사람이지만 그렇기때문에 누구보다 강하고
불의에빠진 타인을 도울줄아는 멋진 대한민국의 사람이라는걸 알게되고
그만큼 너무나도 안타깝다고 생각하고있습니다.

벌써 14년전의 일이고 한국에서는 기억하는분들만 기억하게되는 그런일이 되었을꺼라 생각합니다. 분명 저도 이곳에 오지않았더라면 모르고 지나칠일이였을지도 모릅니다.

때문에 잊지않고 영원히 간직하고싶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일본으로 오는 모든이들에게 한번정도는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2001년 일본에 있었던 자랑스러운 의인을..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너무나도 늦었지만.. 부디 영면하시길..